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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리마의 하루

리마에는 왜 공원이 많을까? - 집 근처 산책에서 발견한 도시 이야기

Lacena 2026. 3. 1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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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에는 왜 이렇게 공원이 많을까?

 

Lima는 1535년에 Francisco Pizarro가 건설한 도시다.

당시 스페인 사람들은 광장과 녹지 공간, 중앙공원을 중심에 두고 도시를 설계했기 때문에 동네마다 작은 광장을 끼고 공원+교회+주거지가 함께 자리 잡는 구조가 되었다. 게다가 리마는 연평균 강수량이 10~15mm 정도밖에 되지 않는, 세계에서도 비가 거의 오지 않는 대도시다. 이러한 환경적 특징으로 자연 녹지를 기대하기보다 인공 공원을 많이 만들어 녹지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가족 중심 문화가 강한 페루 사람들의 생활 방식도 공원을 동네의 생활공간으로 편하게 머물다 가는 공간으로 만들어 치안까지 챙기는 정책적 이유도 있다. 특히 외국인 거주율이 높은 San Isidro나 Miraflores는 공원 밀도가 유독 높다.

 


전에 살던 동네의 거리공원 같은 공원이 여기서는 도로 주변마다 즐비해있다. 유독 로터리가 많은 것도 중앙에 작은 공원을 두고 도로를 만든 구조 때문인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차량 사이로 반려견을 데리고 느긋하게 길을 건너는 사람들을 보면 늘 놀라게 된다. 이곳의 교통은 언뜻 보면 무질서해 보이지만, 이상하게도 큰 충돌 없이 흘러간다. 그 모습이 묘하게 인상적이다.

 

 

집 근처 공원 산책

 

 

오늘은 주문한 소파를 갖고 오기로 예정되어 있어 멀리 나가지는 못하고 집 근처에서 산책을 하기로 했다.
집 앞 작은 공원 말고도 500미터 정도 거리 안에 공원이 세 개나 더 있다는 걸 이날 처음 알았다.

남편이 앞서 걸어가고, 나는 아이들과 뒤에서 천천히 따라갔다.

 

 

청설모가 사는 공원

 

 

첫 번째 공원에서는 청설모 무리를 발견했다. 사람들이 주는 땅콩을 먹으러 내려온 듯했다.
한국에서는 보통 인적 드문 산속에서나 볼 수 있는 동물인데,

리마에서는 전깃줄 위에서나 가로수 길에서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는게 신기하다.
그날 이후 이곳은 우리 가족에게 **‘청설모 공원’**으로 불리게 되었다. 🐿️

 

 

댕댕이들과 함께 산책하는 도시

 

 

두 번째 공원은 널찍하고 조용해서 산책 나온 강아지들이 많았다.
리마에서 살다 보면 대형견인데도 눈빛이 순한 소 같은 개들을 자주 보게 된다.

어떤 집은 파티에도 강아지를 데려올 정도로 동물 친화적인 문화가 있다.
어쩌면 이런 분위기가 사람과 동물 모두의 긴장을 조금씩 풀어주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한국처럼 규칙과 제도로 모든 것을 분리하기보다, 서로 자연스럽게 섞여 살아가는 모습이 이곳에서는 더 익숙해 보였다.
덕분에 처음에는 개를 보면 아이들이 놀랄까 걱정하던 남편도, 이제는 그저 평화로운 산책 풍경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놀이터

 

 

세 번째 공원은 아직 놀이터가 세상에서 제일 반가운 둘째에게 딱 맞는 곳이었다.
특히 뺑뺑이가 그물 형태라 처음에는 어떻게 놀아야 할지 잠깐 고민했는데, 아이에게는 그런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재미있으면 장땡이다. ㅎㅎ

나는 하늘을 빠르게 날아다니는 페루의 제비와 벌새를 영상에 담아보려고 여기저기 뛰어다녔지만, 결국 제대로 찍지는 못했다.
아무리 좋은 카메라로 찍어도 직접 보는 것만은 못하다는 걸 새삼 깨달은 순간이었다.

 

 

산책길에서 만난 작은 풍경들

 

돌아오는 길에는 빨간 새도 보고, 아침을 깨우는 검은 구관조도 만났다.
가시가 있는 줄기 사이에서 여린 꽃잎을 드러낸 붉은 들꽃도 눈에 들어왔다.
문득 나태주 시인의 구절이 떠올랐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아마 앞으로도 이 공원을 자주, 그리고 오래 사랑스러운 눈길로 찾아오게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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