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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 근교 여행 3일차 빠라가스 바예스타스 섬 - 해양동물 천국 투어 후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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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 근교 여행 3일차 빠라가스 바예스타스 섬 - 해양동물 천국 투어 후기

Lacena 2026. 3. 29.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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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의 대표 휴양지인 빠라가스에는 즐길거리가 많다.
그중 하나가 60여 종이 넘는 해양 동물과 독특한 자연경관을 만날 수 있는 바예스타스(Ballestas) 국립공원이다.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보다 규모가 작긴 하지만,
먹이가 풍부해 물새들에게는 낙원같은 환경이고
사람들에겐 비교적 저렴한 비용과 용이한 접근성 덕분에
‘가난한 자들의 갈라파고스’라는 별명으로 불린다고 한다.
이곳은 생태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세 개의 섬과 작은 돌섬들로 이루어져 있어 보트 투어로만 둘러볼 수 있다.

전날, 투어 예약을 위해 숙소에서 나와 시내를 서성이고 있을 때였다.
영어(남미국가에서 영어를 할 줄 안다는건 엄청난 메리트다!)로 여행상품을 열심히 홍보하는 키 큰 브라질 아저씨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사람들이 비교적 적고 동물들도 많이 나와있는 시간이라며 아침 7시 투어를 적극 추천했고, 덕분에 우리도 서둘러 하루를 시작하게 됐다. 이른 시간이어서 아이들이 배고플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조식도 투어에 포함되어 선착장 근처의 로컬 식당에서 간단히 빵과 수프로 아침을 해결할 수 있었다. ^^
(다음 국립보호구역 버스투어도 이 가이드와 동행했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가려고 한다.)
 
 
빠예스타스로 가려는 많은 인파들에 둘러쌓이길 잠시, 사막과 바다가 맞닿은 선착장에서
우리의 배도 가이드와 승객들을 태우고 천천히 출항했다. 🚤



📌 바예스타스 섬 투어 정보
(가격/시간/후기 정리)
• 출발 : 빠라가스 선착장
• 소요시간 : 약 2시간
• 가격 : 보트투어 및 국립보호구역 영어가이드 패키지 투어로 1인당 150솔 (시기별 변동/네고 가능)
• 특징 : 바다사자, 펭귄, 수천 마리 새 등 다양한 동물 관찰 가능


 


늘 육지에서 멀찌감치 바라보기만 했던 태평양이었는데
그 바다 한가운데에 내가 떠 있다니, 기분이 좋았다.
파도와 부딪힐 때마다 덜컹거리며 바다를 가르는 배의 속도감이 설레임과 해방감을 동시에 증폭시킨다.


 
얼마 후, 배는 나무 한 그루 없는 황량한 사막 앞에 멈춰 섰다.
눈앞에 펼쳐진 것은 지표를 약 60cm 깊이로 파 새긴 거대한 촛대 모양의 지상화, 칸델라브로(Candelabro).

미스터리한 칸델라브로.


브로셔 사진으로 봤을 때만 해도 “이게 뭐 그렇게 대단할까?” 싶었는데 직접 보니 크기와 존재감이 상당하다.
최대 20km 밖에서도 눈에 띄어서 예부터 뱃사람들에게 자연 나침반 역할을 해주었다고 한다.
다만,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는지, 나스카 문명의 흔적인 건지, 종교적 상징인지, 아님 외계인의 낙서인지조차 명확하지 않다니 봐도 봐도 신기할 뿐이다.
그럼에도 한 가지는 분명했다.
마치 “여기서부터가 바예스타스 섬이다”라고 선언하듯, 바다 위에 묵직하게 서 있다는 것!


바위의 모습도 자연 그대로이다. 그리고 그 위에 앉아 쉬고 있는 새떼들.


조금 더 바다 쪽으로 들어가자 풍경이 확 달라졌다.
울퉁불퉁한 돌섬 주변을 빼곡히 채운 새떼와 바위 위를 점령한 바다사자들이
무심한 표정으로 우리를 내려다본다. (사실 이 섬의 주인은 그들이 맞긴 하다.) 🐦 🦭

 

황갈색과 올리브톤의 몸 색깔은 남미 바다사자의 특징이라고 한다.

 
느긋하게 일광욕 중인 동물들의 모습은 사람의 방문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 보였다.
선장은 배를 이리저리 돌려 승객들이 잘 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고, 그중 가장 가까이 있던 바다사자 한 마리가 "Hola!"라며 인사라도 하듯 앞발을 번쩍 들자 배 안은 순식간에 환호성으로 가득 차서 손을 흔들고 야단법석이다.
물론 나와 우리 아이들도 예외는 없었다!  😊

 


그리고 가장 반가웠던 장면은 페루 바다에서 만난 훔볼트 펭귄이다.
남극이 아니라 남미, 그것도 사막 옆 바다에서 펭귄을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알고 보니 남극에서 흘러온 차가운 바닷물이 칠레와 페루 해안을 따라 북상하는 훔볼트 해류 덕분에 
이 지역에서도 펭귄이 살 수 있다고 한다.
이름에 이미 힌트가 있었던 셈이다. ^^
생각보다 작고, 생각보다 바람에 강해 보였지만 뒤뚱뒤뚱 걷는 모습은 어딘가 허술해서 괜스레 더 귀여웠다.
 
 

 
우리 배를 향해 달려오는 듯 보이던 물개들과도 짧게 손인사를 나눴다.



이 섬의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로 돌섬들 곳곳이 하얗게 변해 있었는데,
이는 바닷새와 펭귄들이 수백 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남긴 배설물이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건조한 기후로 인해
층층이 쌓여 만들어진 구아노(Guano)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반전은 이 ‘새똥 더미’가 천연 비료로서 엄청난 가치를 지녔다는 점이다.
19세기에는 ‘하얀 금(White Gold)’이라 불리며 구아노를 두고 전쟁까지 벌어졌고,
한때는 페루 국가 재정의 핵심 자원이었던 시절도 있었을 만큼 아주 귀한 천연자원이라니
페루사람들이 이곳을 애정하고 소중히 보호하는 이유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바예스타스는 동물을 가까이에서 체험하는 곳은 아니다.
배에서 내려 사진을 찍을 수도, 먹이를 줄 수도 없다.
대신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지켜보는 곳이다.
그래서 더 좋았다.
꾸며진 관광지가 아니라, 원래 그들이 살아온 풍경 속에 잠시 들어갔다 나올 수 있어서.


빠라가스에서의 첫 관광은 단순히 "재밌었다"는 표현으로 퉁치기엔 아까울 정도로
일상 속에서도 문득문득 다시 떠올리게 되는, 신비함과 독특한 결이 오래 남는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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